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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 시론] 한일군사정보협정까지 체결하나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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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일군사정보협정까지 체결하나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데 이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까지 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서울안보대화’에서 한·일 국방차관 회담(13일)을 열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재론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부인했지만 이 협정을 밀실 체결하려고 했던 전례로 보아 이번 회담에서도 밀실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며, 추후 협정 체결로 이어진다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함께 우리의 주권을 침해할 개연성이 커 심히 우려된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집단적 자위권은 유엔 헌장에 나와 있는 보통국가의 권리 중 하나”(10월26일)라며 전범국가 일본을 보통국가로 인정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일본의 당연한 권리로 인정했다. “한반도와 한국의 주권과 관련된다면 우리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으나 이는 명분에 불과하다.
전범국가 일본의 전쟁 및 교전권 포기(평화헌법 9조)는 전후 국제사회가 일본이 다시 전쟁 범죄를 저지

르지 못하도록 보통국가로서의 일본의 지위를 제약한 징벌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전쟁 범죄를 정당화하고 평화헌법을 무력화하며 군사대국화와 재침략을 노리는 일본에 대해 서둘러 보통국가의 지위를 인정한 것은 일본의 전쟁 범죄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재침략의 첫번째 대상인 한국의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신미·일방위협력지침(1997)이 체결되자 당시 김영삼 정부는 “우리의 주권과 주권적 권리 및 한반도 평화,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은 한·미, 한·일 간 긴밀한 협의와 합의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을 보통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한반도 평화 수호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일본을 보통국가로 인정했을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수호 의지를 밝히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입장이 훨씬 후퇴하였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주로 미국과 함께 이루어지고 ‘주변사태법’(1999) 이래로 일본이 미국을 지원할 제도들을 갖춰왔으며, 미군이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있어 자위대는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도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다. 설령 한국 정부의 동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은 일본이 우리 국가와 민족의 운명에 다시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의 주권이 훼손되기는 마찬가지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는 미·일의 이해에 따라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다. 미군 지원과 자국민 수송을 명분으로 남한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또한 자위대는 한반도 유사시 새로 구성될 미군 주도 통합군(유엔군)의 일원으로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미군이다. 미국은 전력 보완을 위해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막을 이유가 없다.


이렇듯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되면 자위대의 한반도 재진입을 막기 어렵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우리의 주권을 지키려면 일본의 보통국가화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원천적으로 반대해야 하며, 전시작전통제권을 즉각 환수해야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대북 선제공격과 엠디(MD)를 요체로 한 한·일 연합 정보 공유 및 작전을 실현하는 고리다. 한·일 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은 한국군과 자위대 간 병참 지원을 보장한다. 결국 두 협정의 체결은 일본의 한층 전면적인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뒷받침해주고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을 형성한다. 이는 한국군이 정보·작전·군수 분야 등에서 자위대의 하위체계로 편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 협정의 체결 여부는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로부터 우리의 주권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하는 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고영대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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