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활동

현안분석

‘북 위협 증가’를 구실로 한 미국의 방위비분담 증액 요구와 부당성

관리자 

  

 view : 818

‘북 위협 증가’를 구실로 한 미국의 방위비분담 증액 요구와 부당성
 
박기학 평화통일연구소
 
 
미국, 북위협 증가를 이유로 방위비분담 1조원 이상을 요구
 
한미는 9차 방위비분담(주한미군주둔비 부담) 특별협정 체결을 위해 7월 24일 2차 협상을 가졌다. 여기서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악화돼 주한미군의 대비태세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시작 연도(2014년도)의 방위비분담금이 1조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미국은 1차 협상(7.2) 때도 B52의 한반도 출격 등으로 연합훈련비용이 늘었다면서 연합훈련비용의 지원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또 미국은 2012년 2〜3월에 실시된 키리졸브연습의 세부과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요구에 따라 훈련과제가 늘어나고 투입장비의 규모가 상향조정될 경우 한국이 늘어나는 훈련비용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주간동아, 황일도, “훈련비용 누가 내나”, 2012. 2. 6)
 
 
연합훈련비 지원에 길을 터주면 방위비분담의 기하급수적인 증가가 불가피
 
지금까지 한미연합훈련의 경우 미군측 병력이나 장비의 투입 및 수송에 들어가는 비용은 미국이, 한국측 병력의 비용은 한국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관행이었다. 이런 원칙이나 관행은 한미소파 5조(주한미군 유지비는 미국이 부담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만약 미군의 연합훈련비를 미국의 요구대로 방위비분담의 항목에 새로 추가하게 되면 한국과 미국 각자가 한미연합훈련비를 책임지는 그동안의 원칙이나 관행은 무너지게 된다. 그리고 기존의 ‘인건비’, ‘군사건설지원’, ‘군수지원’에 더해 ‘연합훈련비’가 한 항목으로 추가되게 되므로 방위비분담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연합연습에는 한미연합군의 3군이 참가하는 연합합동연습(키리졸브, 독수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만이 아니라 한미의 각군들이 벌이는 군별 연합훈련이 수없이 많다. 일단 주한미군의 연합합동훈련비 지원이 시작되면 지금까지 설정된 금지선이 허물어져 주한미군의 각군별 연합훈련비 나아가 괌이나 오키나와, 미본토에 주둔하면서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하는 해외주둔 미군의 훈련비까지를 차차로 지원하게 되어 그렇지 않아도 한해 9천억원에 육박하는 방위비분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 뻔히 예견된다.
 
 
주한미군의 연합훈련비 지원은 조약 위반
 
한미소파5조는 ‘시설과 구역’을 제외한 모든 주한미군의 유지비는 미국이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연합훈련비 또한 한미소파에서 규정한 바의 미국이 책임져야 할 ‘주한미군의 유지비’에 속한다. 이 점에서 주한미군의 연합훈련비를 한국한테 떠넘기는 것은 한미소파를 위반한 불법이다.
또 ‘한미연합사 주요 연합연습에 관한 양해각서’(1998년) 제4조2항을 보면 “양 당사자는 자국의 연습 참가부대 및 기관에 대한 자체 군수지원의 책임이 있고”라고 하여 기본적으로 연합연습에 참가하는 미군병력의 군수에 대해서는 미국이 책임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연합연습에 참가하는 주한미군의 훈련비 가령 연료비나 소모품비, 장비정비비등을 지원하게 된다면 이는 위 ‘양해각서’를 위배한 것이기도 하다.
 
해외주둔 미군의 연합훈련비 지원은 더 더욱 조약 위반
 
연합훈련비를 방위비분담의 항목으로 추가하게 되면 전시에 증원되는 미군의 평상시 연합훈련비도 한국이 부담하게 된다. 한미연합훈련에는 평시에 한국영역밖에 주둔하지만 전시에 증원되는 미군병력 가령 오키나와나 괌, 미국 본토에 주둔하는 병력도 참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미연합사 주요연합연습에 관한 양해각서’(제4조2항)는 주한미군이든 한국 영역 밖에 주둔하는 미군병력이든 관계없이 연합연습에 참가하는 미군의 비용은 미국이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즉 한국 영역밖에 주둔하는 미군병력에 대해서 한국이 훈련비를 부담해야 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B-52의 한미연합훈련 참가는 미국의 대북패권전략에 따른 것
 
미국은 B-52 전략폭격기의 한미연합훈련 참가가 마치 한국의 요구이며 한국방어를 위한 것처럼 말하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B-52 출격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동북아시아 패권전략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대북 봉쇄 및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군사전략이 대북 핵 선제공격전략이고, B-52 출격은 대북 핵 선제공격 임무 수행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B-52전략폭격기나 B-2스텔스폭격기 등이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것은 올해 3월의 키리졸브훈련이 처음인 것도 아니다. B-52전략폭격기나 스텔스폭격기(전투기)는 1976년부터 시작된 팀스피리트훈련에 참가하였는데 그 때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기 오래 전이었다. 팀스피리트훈련은 대북핵선제공격훈련으로 이 훈련에서 B-52전략폭격기는 대북핵선제공격임무를 맡았던 것처럼 이번 키리졸브훈련에서도 대북핵선제공격 또는 공격 위협이 임무였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인공위성발사 성공과 3차 핵실험 성공 뒤 미 국방부장관과 미 정보국 등이 북한의 핵을 ‘실재적 위협’으로 평가한 것은 북한의 핵이 미국에 ‘위협’이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북한의 핵이 괌이나 오키나와 등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보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미국의 대북적대정책(핵선제공격전략)에 차질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또 북핵능력에 대한 과장된 평가는 미 국방예산삭감 압력을 완화시키고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지속 및 강화의 명분을 얻으며 MD를 가속화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B-52 등의 출격은 한미관계에서 보면 B-52 폭격기의 훈련계획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면서 밝혔듯이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론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헤럴드경제 2013. 3. 19)
 
 
대중국 봉쇄를 겨냥하는 한미연합훈련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그 주된 기능이 한국방어 임무에서 대중국봉쇄 및 세계지역 분쟁 개입으로 바뀌었다. 한미연합훈련도 겉으로는 중국 등을 의식해 대북 방어훈련을 표방하나 사실은 중국봉쇄 등 미국의 지역 및 세계패권전략 수행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도 북한을 압도하는 핵전력이 동원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 그것을 단순히 대북 방어훈련으로 보지 않는다. 2010년 11월 한미연합서해 해상훈련에 대해 중국은 “서로 주장이 다른 남북 간 문제에 미국이 끼어서 중국을 겨냥한 항공모함 훈련을 한다”(매경뉴스, 2010.11.25)고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였다. 또한 중국은 2012년 4월말에 러시아와 서해에서 연합군사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것이 “한국과 일본의 군사훈련은 물론 미국태평양함대의 서해훈련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KBS뉴스 2012.3.31)임을 명확히 하였다.
 
 
설사 한국방어목적이라 하더라도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연합연습은 과잉대응
 
키리졸브와 독수리 한미연합훈련이 설사 한국군(또는 새정권)의 요구에 따라 규모가 커졌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과잉 대응이라는 점에서 연합훈련비 지원 요구는 부당하다. 지난 3〜4월의 한미연합훈련은 남한과 북한의 연합훈련을 비교하여 보면 그것이 얼마나 과잉대응인가를 알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20년 만에 동해상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실시하기로 하였다”(경향 2011. 9. 2)는 보도처럼 북한은 수십 년간 연합훈련 자체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 북러합동군사연습은 전투기 조종사의 해상조난에 대비한 수색구조훈련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이 연습이 실시됐다는 보도는 아직 없음)
반면 한국과 미국은 사실상 연중 내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12 국방백서』(국방부)를 보면 한미는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과 같은 세계최대규모의 한미연합합동연습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차례 실시하는 외에도 각군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는데 그 종류가 연합상륙전훈련, 연합대잠전훈련, 연합비정규전훈련 등 모두 9가지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미연합해상훈련만 연간 15회 이상 실시되고 그 중 연합대잠훈련은 연간 10회 실시된다. 또 한국, 미국, 일본 등 다국적군이 실시하는 연합훈련(한일 수색 및 구조훈련 포함)도 코브라골드, 림팩 등 7가지가 된다. 북한에 대한 군사력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한미군의 연합훈련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군비경쟁을 고조시키고 남북관계의 회복과 개선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되고 있다.
 
 
미 시퀘스터는 방위비분담을 늘리려는 한낱 핑계에 불과
 
B-52나 B-2 전략폭격기의 한미연합훈련 참가가 미국 자신의 대중국 봉쇄 및 세계패권전략에 따른 것인데도 그것이 마치 한국의 요구인 듯이 포장하는 배경에는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퀘스터-국방비를 2021년까지 향후 9년간 약 6,000억 달러를 줄여야 한다-에 의해 자신의 기득권이 침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미 국방부와 군부는 국방예산삭감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으며 아울러 이를 만회하는 방법의 하나로 그 부담을 동맹국에 떠넘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실제로 국방예산삭감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음을 내비치며 은근히 방위비분담 대폭증액 및 한미연합훈련비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올해 3월 키리졸브연습 때 미국은 B-52 전략폭격기의 폭탄투하훈련계획을 언론에 이례적으로 공개하였는데 이는 미국의 방위비분담 증액요구의 명분을 얻기 위한 사전포석의 하나였다고도 할 수 있다.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은 2012년 8월 23일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미군은 잠재적국에 뒤질 수밖에 없는 종이호랑이 신세로 전락될 것이다”면서 “사실상 시퀘스터는 침략을 부른다”라고 겁을 주었다. 로클리어 미태평양사령관은 2013년 3월 5일 하원군사위 청문회에서 “시퀘스터 및 운영부문예산 부족의 영향으로 전략적인 재균형사업이 약화되고 기존의 자원제약이 악화되고, 또 위험의 상승이 초래되기 시작할 수 있다”고 하면서 “각군 자금의 감축 때문에 미 태평양사령부의 구성군의 훈련속도가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 같은 겁주기나 엄살과 달리 시퀘스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군사력 수준은 크게 변화가 없으며 또 국방예산의 감축도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2014회계연도 국방예산(정부안)은 5266억달러로 2013회계연도보다 1% 줄어드는 데 그쳤다.
피터 싱어(Peter Singer)는 “자동예산삭감과 그것이 미군사력과 아시아 및 한국에 주는 의미”라는 타임지 기고글(2012.9.23)에서 다음처럼 쓰고 있다. “미국은 세계의 어느 국가도 필적할 수 없을만큼 대규모의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지금은 전세계 군사비의 40%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시퀘스터는 이 수치를 대략 2%정도 감소시키겠지만 이는 어떤 우발적 상황이나 전쟁에 의한 지출을 배제할 경우 전세계 군사비의 약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그는 “어떻게 계산을 해봐도 국방비 감축이 미국을 북한과 같은 적성국에 맞설 힘조차 없는 ‘종이호랑이’로 전락시킬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하면서 “앞으로 동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주둔 미군의 수가 줄어들 수 있지만 미국이 그래도 여전히 막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퀘스터가 적의 침공을 유발할 것으로 단정 짓기 곤란하다”고 단언하였다.
 
 
방위비분담 이제는 종결해야 될 때
 
시작연도(2014년)의 방위비분담금으로 1조원 이상을 요구하는 미국이나 8천억원선에서 출발하자는 한국의 입장이나 다 문제가 있다. ‘군사건설비’에서 불법적으로-LPP협정 위반이고 목적외사용을 금지한 국가재정법 위반이다-축적한 돈 1조 1,193억원 가운데 7,611억원이 현재 남아있다. 또 2007〜2011년까지 방위비분담 예산액과 집행액을 보면 매년 발생되는 이월액과 불용액이 합쳐서 최소 928억원(2008년)에서 최대 2,019억원(2011년)에 이른다.
한국정부는 이번 협상 때 방위비분담의 종결시한(이번 9차 특별협정 이후 더 이상 특별협정을 맺지 않는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밝혀야 한다. 이는 1991년부터 23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막대한 부담을 해온 우리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서 예외적으로 방위비분담을 하는 불공정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협상시한을 굳이 올해 10월로 정해둘 필요가 없다. 방위비분담금을 2014년 한해 지급하지 않고 거른다 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왜냐하면 아직 쓰지않고 남아있는 7,611억원은 2007〜2011년 연평균 방위비분담액(집행액)이 7,170억원임에 비춰보면 한 해의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

평화·통일 연구소 / 주소 : (03751) 서울시 서대문구 경기대로5길 27(충정로3가)2층
전화 : 02-711-7293 / 후원계좌 : 농협 301-0237-0580-71 평화통일연구소
누리집 : www.rispark.org / 이메일 : rispark04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