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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북한 위협론’의 허구성 (아사이 모토후미 2013.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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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북한 위협론’의 허구성

 
                          아사이 모토후미(전 도쿄대학 교수, 전 일본외무성 중국과장)
 
 
<이 글은 모토후미씨가 2013년 5월 11일 일본의 한 집회에서 연설한 내용이다. 그는 이 연설을 글로 정리하여 5월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실었다. 이른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외교관 출신의 전문가로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 글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고할 가치가 있는 글이라 생각되어 번역하였다. 번역은 성재상 선생님이 하였다.>
 
먼저 한 가지 양해를 구해 둘 것은, 나는 조선(북한)문제의 문외한이며, 북한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외무성 아시아국에 근무할 때, 중국과의 관계에서 한반도 정세에 흥미를 가졌고, 한국근무를 희망한 일도 있었으나 결국 한국에 출장가지는 못했다. 한반도를 처음 방문한 것은 평양이며 그것도 대학교수가 된 뒤이다. 지금까지 평양과 남한을 각각 두 번 방문했다.
내가 북한 및 한반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직접 계기는 1994년 북미 간의 소위 ‘기본 합의서’가 체결된 때였다. 북한의 이른바 ‘핵 의혹’을 계기로 93~94년에 걸쳐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할정도의 매우 긴박한 사태가 일어났다. 당시는 클린턴 정권이었는데, 북한을 공격한다는 뒤숭숭한 이야기가 돌아, 다음날이라도 일본이 미군의 발진기지가 되지 않나하는 긴장상태였다. 일본의 당시 보도는 그런 긴박감이 없고, 오직 ‘북한은 나쁘다‘라는 논조뿐이었으며, 그 당시에 실제로 있었던 매우 긴박한 정세라는 것은 대부분 국민들은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최종적으로 일본이 발진·병참기지로서 기능할 체제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일본에는 유사법제(有事法制)가 없었기 때문에, 미국이 전쟁을 하려고 해도 일본이 도울 수 있는 체제가 없는 상태였다. 이 쓰라린 체험에서, 미국은 일본에 대해 유사법제를 만들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북미간의 기본합의서를 읽고 나는 매우 놀랐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형식과 내용의 협정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뭣보다도 놀란 것은, 이런 협정을 초강대국인 미국과 체결한 북한의 외교력이었다. 내가 외무성에 있을 때 조약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을 상대로 이런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북한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내가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큰 계기였다.
 
또 한가지 내가 북한문제에 깊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2년의 평양선언(주: 당시 고이즈미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측과 합의한 선언)후의 일본 사회의 이상함을 통감했기 때문이다. 평양선언에서는, 이른바 ‘납치문제’에 관해서, 북한이 앞으로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제3항), 매듭지어졌어야 했는데, 일본정부는 그때 일시귀국이라는 합의로 귀국한 피납자 5인을, 당시의 ‘아베’ 부관방장관(현 수상)의 무리한 주장으로 그 합의를 깨고 북한에 돌려보내지 않은 것이다. 북한측에서 보면 일본은 신용할 수 없는 나라다. 국제적 약속을 예사로 저버리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가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일본국내에는 완전히 ‘북한은 나쁜 나라’라는 이미지가 널리 퍼져서, 지금 우리들이 보는 증오가 지배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감정론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어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이러한 이상한 일본을 눈앞에 보게 된 것이 내가 북한문제를 똑똑히 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2003년에 한반도의 비핵화를 의제로 한 6자회담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 회담을 면밀히 관찰했지만, 여기서도 북한의 고도의 외교능력에 감동하였다. 6자회담이라 해도 결국은 1대 5의 회담이었다. 내가 잘 비유하는 것처럼, 북한을 고슴도치라고 하면 다른 5개국은 맹수다. 고슴도치가 고군 분투해서 대단한 교섭능력을 발휘한 것이 6자회담이다.
 
보통 '국제약속'이란 ‘이러이러한 것을 하자’라고 합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신이 깊은 상대끼리 서로 약속만 해서는 정말 약속이 지켜질지 어떨지 알 수 없다. 1994년의 북미 기본 합의는 한마디로 하면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이쪽에서 이것을 하면 저쪽은 다음에 저것을 하고, 이쪽에서 그것을 끝까지 보고 이쪽도 다음의 것을 한다는 방식이다. 북미 기본합의는 이 쌓아올리기를 10년간에 걸쳐 하고, 최종목표에 도달한다는 내용이었다. 10년간에 양쪽이 약속을 지켰으면 상호불신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다. 이 생각은 6자회담에서 북한이 역설한 ‘말 대 말’, ‘행동대 행동’, ‘약속 대 약속’의 원칙에 계승되고 있는데, 미국 등 5개국에게 이 방식을 받아들이게 한 북한의 외교력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 표현을 한다면, 북한은 외교력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달리 의지할 것이 있으면 그것에 의거해서 다른 5개국들에 대해서 힘을 쓸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밖에는 없다. 미국, 일본은 약속한 것을 예사로 깨뜨리지만, 북한이 그런 짓을 하면 그것을 구실로 해서 상대편이 실력행사도 할 수 있다.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약속한 것은 지키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북한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 되고 있다.
 
나는 약 20년간 북한 외교를 관찰해왔지만, 내가 보는 한, 북한이 약속을 어긴 일은 한 번도 없다. 따라서 웹사이트 ‘조선 중앙통신’에 나와있는 일본어 판의 문헌을 자세히 검토함으로써, 북한의 외교적 방식에 관해서도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외교실무를 담당하고 대학에서 국제관계론을 강의해 온 사람으로서, 북한 외교는 매우 연구할 가치가 있는 대상이다. 나는 북한이 좋다, 싫다라는 차원에서 말할 생각은 없다. 내가 유의하고 있는 것은 공정한 입장이며, 색안경으로 사물을 보는 것 만은 안 하고 싶다. 어디까지나 국제관계론, 외교론의 대상으로서의 북한에 대한 나의 견해를 말하고자 한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와 핵개발
 
 
이 문제에는 두가지 내용이 있다. 하나는 ‘북한의 핵·미사일 정책의 정치군사적 본질’이라는 문제다. 또 하나는 ‘북한의 핵·미사일 정책의 국제법적 측면’이다. 이 두 가지 측면을 확실히 구분해서 고찰하면 ‘북한 위협론’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알 수 있다.
먼저, 정치군사적 측면에서는, ‘대미국 억지력 및 교섭력의 구축‘이라는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의 우주개발적 측면’ 이라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이 두가지를 혼동하면, 지금 일본에서 볼 수 있는 호전적 논의가 야기된다. 따라서 그것을 구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먼저, ‘대미 억지력 및 교섭력의 구축’이라는 문제인데, 이것도 ‘억지력’과 ‘교섭력’의 두 가지 문제로 나눌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쟁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핵무기를 개발했다. 이것이 대미 핵억지력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38도선에 중화기를 집중시켜, 그것을 억지력으로 기능시켜왔다. 최근 미국 국방부가 낸 북한의 군사력에 관한 연례보고서에도 나와있지만, 38도선에 따라 북한의 화력(대포와 다연장포)의 70~80퍼센트가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전쟁을 걸어오면 북한은 그 화력으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
 
한국인구의 태반이 거주하는 서울을 희생하고 미국이 전쟁을 걸어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다. 나는 지금도, 그것만으로 북한의 억지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나, 북한으로서는 걸프(이라크)전쟁이래, 미국이 하이테크 전쟁의 파괴력을 증강한 것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38도선 연변에 중화기를 집중시키고 그것도 지하에 배치하고 있음으로 그렇게 간단히 미국에 당할 것으로는 보지 않으나, 북한으로는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기 전에 그 능력을 초전에 괴멸당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서울을 인질로 하는 것 만으로는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래서,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보다 확실하게 하기위해, 핵·미사일 개발을 서두른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더욱이, 빈곤한 국력 때문에 북한이 미국 전역을 잿더미로 만들 만큼 충분한 핵전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최소 핵 억지력’이란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에 대해 핵미사일로 선제공격을 가할 만큼의 의사나 능력도 갖고 있지 않으며, 또 가질 수도 없다. 그러나 미국이 공격해오면, 보복공격을 하여 한국이나 일본과 함께 죽자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한정적(限定的)핵전력을 갖는 것은 가능하다. 미국으로서는 동맹국인 일본, 한국이 보복적 핵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샌프란시스코가 얻어맞는 것과 거의 같다. 때문에 북한에 대한 공격을 단념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최소핵억지론’의 본질이다.
 
이 최소핵억지론의 포인트는, 이쪽(북한)이 상대(미국)에 대해 절대로 선제공격을 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미국에게 분명히 납득시킨다는 점에 있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이 전쟁을 걸어오면 미국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의 희생을 치르게 할 텐데, 그래도 괜찮은가 하는 것이다.
‘위협’과 ‘억지’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위협’이란 공격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는 경우에 성립한다. 공격할 의사와 능력이 없으면 군사적 ‘위협’이라고 말할 수 없다. 공격할 의사와 능력은 없어도 반격할 의사와 능력이 있으면 군사적 ‘억지’가 성립한다. 따라서, 북한은 위협이 될 수 없으며, ‘북한 위협론’이라는 것은 군사적으로는 전적으로 넌센스이며 완전히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보충할 것이 있다. 이번에 한반도가 매우 긴장상태에 있을 때, 북한이 ‘핵선제 공격’ 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나도 좀 놀랐다. 만약 진심이라면 그것은 미련없이 자멸을 각오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그 무렵의 그들 발언을 쭉 추적해 봤는데, 아무래도 그런 것은 아니었다. 역시 근저에는 최소핵억지의 생각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교섭력’이라는 점에 관해서는, 핵전력(核戰力)을 구축함으로써 최소한의 대미 억지력을 구비해서, 대미 교섭력을 증대하는 것을 노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즉, 미국에게 군사적 ‘해결’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인식시켜, 외교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북한은 하여튼, 미국과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북미 국교정상화를 노리는 것은 명확하다. 그것의 협상 재료로서 핵억지력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핵·미사일문제의 우주개발 측면
 
인공위성 발사용의 로켓 기술은 미사일 개발의 일환으로 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결국 우주개발은 미사일개발과 거의 같은 뜻이다. 그러나 북한은 우주조약이 인정한 국제법상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주조약에는 ‘모든 국가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없이, 평등의 기초위에, 그리고 국제법에 따라, (우주공간을) 자유로 탐사하고 이용할 수 있다’(제 1조)라고 되어있다. 모든 국가에게 무조건으로 인정된 권리라는 것이다. 북한만은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것을 유엔 안보리 결의가 무리하게 '북한만은 안 된다'라고 하기 때문에 북한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국제법상으로는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전형적인 이중기준이다.
북한은 “이번의 긴장격화의 발단은, 처음부터 미국이 우리의 평화적 위성발사 권리를 난폭하게 침해한데 있다”라고 말하고(4.1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 이것이 제 3차 핵실험을 하게 된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주장은 무리가 아니다.
군사적인 핵미사일의 문제와 평화적 인공위성 발사 문제는 구별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장차 한반도 정세가 해결로 나아갈 때, 아마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 권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우주조약이 모든 나라에 인정하고 있는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제 3자의 입장에서 말하더라도, 강대국의 권력정치 앞에서는 우주조약이라는 보편적. 원칙적 조약도 종이조각과 같다는 이야기가 됨으로, 설사 북한이 그런 강대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저자세를 보이더라도, 국제여론의 힘으로 북한의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강대국이 무리하게 안보리 결의를 한다면 국제 여론을 동원해서 반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반도 정세 타개의 가능성
 
 
국제관계론에서는 특히 타자감각(他者感覺)이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자기가 이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멋대로 행동해서는 소용이 없다. 상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를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여, 상대 생각을 철저하게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위에 일본의 입장은 어떤가를 생각하고, 어디서 타협할 수 있는가를 찾는 것이 외교다. 자기와 상대가 50대 50이라는 결과가 되면 과부족이 없다. 55대 45로 55를 얻으면 외교적 승리다.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여 여기까지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부분임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입장을 보자.
김정은이 등장했을 때 나는 솔직히, ‘괜찮을까, 견디어내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벌써 1년 이상 되지만, 파란없이 극복해가고 있다. 군의 최고위직 교체라는 대단한 일도 했다. 4.19일 ‘아사히’ 신문에도 게재된 것인데, 미국 국방부 국방정보국이 의회 증언을 위해 서면으로 제출한 평가보고를 보면 ‘고 김일성 주석과 비슷한 배려(동정심)가 있고, 단호한 지도자로 (북한에서) 여겨지고, 아버지에게 없는 카리스마도 있다’라고 한다. 그리고 김정은 체제는 최근,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하는 전략적 노선을 법제화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국력으로는 핵과 경제가 양립할 수 없다. 따라서 핵을 포기하라. 그 이외의 북한의 길은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 자신은, 이런 말은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싸움을 거는 것 같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발언을 미국 방문 중에 한 것을 북한은 더욱 못 마땅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방미후의 박정권을 계속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발언을 하고 있음으로 우선 안심이 된다.
 
북한의 대외정책에 관해서는 상당히 불안 재료가 있다. 특이 앞을 볼 수 없는 대중국 관계가, 장래 큰 열쇠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북중 관계에 대한 나의 우려는, 수일 전부터 보도되고 있는, 중국 4대은행이 북한과의 거래를 정지했다는 것으로도 증폭되고 있다. 이 미묘한 시기에 중국이 그런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된다. 중국으로서는 박근혜의 방미에 맞추어서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랬다면 더욱 나쁘다. 거기서 중국외교의 수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북한에게는 대미국관계가 항상 줄타기이다. 이미 말한 대로, 북한이 의지하는 카드는 외교밖에 없다. 핵억지력은 아직 발전 도중에 있고 완전한 것은 아니다.
또한 미국은, 클린턴 정권에서나 부시 정권에서나 대북한 정책의 변동이 심했다. 이 두 정권에서는 모두 제1기에서는 매우 강경했으나, 제2기 마지막 단계에서는 유화적이 되었다. 그것이 우연한 것이었는가 아닌가는 잘 모르겠으나, 오바마 정권도 제2기에 들어왔음으로 , 북한으로서는 그 앞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외교와 불확실한 핵억지력 외에 카드가 없음으로, 목표로 하는 북미평화협정과 국교정상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참으로 어렵다.
남북관계에서는 북한으로서는 박근혜정권이 미국에 대해 자주성을 갖는 정권인가 아닌가를 지켜볼 것이다. 박근혜의 이번 방미로 한미관계의 긴밀이 매우 강조되었음으로, 북한은 박근혜정권을 단념하는 것 아닌가 우려했는데, 북한은 아직도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입장을 밝혔는 바, 박정권의 평가에 관해서는 북한으로서는 아직 답을 내지않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6월에 있을 박근혜의 중국방문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북한은 단념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상대할 생각이 없다. 납치문제 밖에 이야기 하지 않는 일본과 대화해도 결말이 안 난다.
러시아에 관해서는 미국, 중국보다 중요도가 낮으나, 북한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보리에서는 중국이상으로 북한에 대해 엄중하다. 또한 6자 회담에서 러시아는 매우 적극적이다. 그리고 러시아의 극동 경제개발은 북한에게는 외화획득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를 생각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맞아도 점, 맞지 않아도 점’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전문가’도 많지만, 한반도 정세를 생각하는데 있어 이런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다.
중국에 관해서 말하면, 지금 중국 내에는 북한에 대한 백가쟁명식 여론이 있다. 한국전쟁 때의 ‘혈맹’이라는 인식이 줄어들고 있다. 북한이 괘씸하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2012년 말까지 중국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논란을 보면, 북한 정세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해하는 발언이 많이 있었으나, 금년에 들어와서는 그런 사람들의 글이 현저하게 줄고, 북한에 대해 강경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논의를 지배하게 되었다.
또한, 중국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과 한국도 배려해서 행동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중요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이다. 예를 들면, 리비아 문제에서 경솔히 미국에 동조한 때문에, 카다피 정권이 붕괴하게 된 것에 대해 중국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자칫하면 안보리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경계심을 갖게 됐다. 그 때문에 시리아 문제에서는 중국, 러시아가 반대해서, 안보리가 결의를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안보리가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엉뚱한 결의를 해 버리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중국이 똑똑히 생각하지 않으면, 금후의 정세 전개를 낙관할 수 없다. 나 자신은, 안보리가 주체가 되어 북한문제를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역시 6자 회담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때문에도 중국이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문제와 일본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의 존재가 미미하다. 어느나라로부터도 상대가 되지않는 존재가 되어있다. 그것만이라면 아직 괜찮지만, 실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데 있어 일본은 매우 마이너스 요소가 되어있다. 전통적으로 그리고 완고한 조선 멸시, 심각한 역사인식, 영토문제에 대한 꽉막힌 입장, 감정적(우익 소아병적) 대북한 적대 자세,‘북한 위협론’을 이용한 군사 대국화 책동, 그리고 6자회담에 대한 구체적 방해자가 되어있다는 등등. 일본은 6자회담에 대해 일관된 소극적, 방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면, 9.19성명에서 북한에 대해 원유를 제공한다는 약속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미국조차도 60퍼센트는 이행했는데 제로 회답은 일본뿐이다.
그리고 이른바 ‘납치문제’를 이유로 북일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북일 국교정상화에 관해서는 9.19 합의의 제2항에서, 북한과 일본이 평양선언에 따라 국교를 정상화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아베정권을 포함해 일본 역대 정권들은 ‘납치문제의 해결없이는 국교정상화는 없다’고 말해왔으나, 피납 생존자의 일본 귀국문제라는 것은 평양선언에는 적혀있지 않다. 일본이 멋대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도 납치되어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있어, 일본에 귀국하고 싶다 하면 돌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평양선언으로 설정된 국교정상화의 틀과는 별개이다. 국교정상화 교섭과는 별도의 외교 교섭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구분을 하면 북한도 교섭에 응할 것이다.
하여튼, 일본외교는 보고 있을 수 없다. 아베 정권이 외교에 관해 ‘뭣을 말하고 있는가’라고 하는 올바른 논의가 국내에서 나오지 않는 한, 북한이 상대도 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말한다면, 그런 이상한 국내 여론을 어떻게 건전화하느냐가 최대 과제라고 생각한다.
(모토후미의 주: 아베 수상은 외교에 있어 신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무관심하며, 냉소적이기도하다. 2002년에 납치피해자 5인의 일시귀국이라는 약속을 깨고 북한에 그들을 돌려보내지 않은 것은 당시의 아베 부관방 장관(현 수상)의 주장에 의한 것이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문제에 대한 중일간의 ‘유보’합의를 어기는 것도 아베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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