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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평양전쟁의 전선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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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평양전쟁의 전선을 돌아본다

 
 
 
이 글은 미국의 이른바 아시아중시정책과 재균형전략이 제주 강정마을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미치는 재앙적 결과를 살피는 글이다. 이 글의 원제목은  “On the Front Lines of a New Pacific War"로 백구한과 제리 맨더(Koohan Paik & Jerry Mander)가 썼으며 미국의 진보적 월간지 (2012. 12.14)에 실렸다. 성재상 선생이 번역하고 평화통일연구소가  검토하였다.
 
 
한반도 남단에서 얼마 안 떨어진 작고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강정 주민들은 온 몸을 던져 환경과 문화, 정치에 재난을 가져올 한미공동 해군기지 건설을 막아왔다. 이 기지가 완성되면 7천명 이상의 해군 병력과, 미군 항공모함, 핵잠수함, 최신형 이지스 미사일을 장착한 구축함들을 포함한 20척의 군함을 수용할 것이다. 이들은 모두 불과 300마일 떨어진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2007년에 9억7천만 달러의 해군기지 공사 계획이 처음으로 발표된 이래, 분개한 강정마을의 주민들은 이 기지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법적, 평화적 수단을 다 사용해 왔다. 그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또 그들은 주민 투표를 실시했다. 이 투표에서 주민(유권자)의 94퍼센트가 기지 건설에 반대했으나 한국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그들은 기지예정지의 주 진입로(중덕 삼거리)에 화물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하고 거기에 쇠사슬로 자신의 몸을 묶고 수개월 동안 저항하였으며 기지사업단 및 공사장 정문 앞에 돌과 나무, 폐비닐 등으로 장애물을 설치하였으며, 콘크리트 구조물 운반용 기중기를 점거하기도 하였다.(이 문장은 현장 사실에 가깝게 의역하였음:평화통일연구소 주) 그들은 수백명이 체포되었다. 자신도 3개월간 수감되었던 강정리의 강동균 주민회 회장은 “만약 주민들이 죄를 지었다면 이 아름다운 마을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려고 한 죄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부상에 대항하기 위한 중요 구상의 하나로 2011년 11월에 “태평양 중시(귀환)” 정책을 발표하였으며 그 일환으로 더 많은 지전략적 지점들을 군사기지화하고 있다. 제주는 바로 이런 증대되는 지전략적 군사기지들의 하나에 해당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나 레온 파네타 국방장관이 발표한 성명에도 미국의 군사자원의 60퍼센트가 유럽 및 중동에서 아-태지역으로 빠르게 이전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미국은 이미 아-태지역의 외국 영토에 219개의 군사 기지를 가지고 있다. 반면, 중국은 하나의 해외기지도 가지고 있지 않다.) 제주 해군기지는 한국,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과 미국령 괌도에 있는 이지스 체계를 증강시킬 것이다. 미국은 또한 PAC-3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체계를 대만과 일본(오키나와에 있는 약 4만 7천명의 미군 외에도 약 90개의 미군 시설이 있다), 한국(100개 이상의 미군시설이 있다.)에 배치해 놓고 있다.

미국은 호주에도 군대를 순환배치하기 시작했고, 호주의 외떨어진 섬 ‘코코스 군도’에 무인기 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필리핀의 멋진 팔라완 섬과, 자원이 풍부한 북 마리아나군도도 미군 주둔지로 모색되고 있다. 이것들은 미국의 많은 군사기지 계획의 일부에 불과하다.)
 
2012년 9월에 파네타장관은 동맹관계를 강화하기위해 아-태지역을 순방하면서, 미국이 아직 허락은 못 받았지만 뉴질랜드에도 병력을 주둔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대통령 재선 후 바로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을 순방하였으며, 이들 나라들을 잠재적인 무역협력국과 군사동맹국으로 끌어들여 중국포위망에 가담시키고자 하였다. 심지어 미국은, 중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인 인도네시아에 대해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인도네시아의 난폭한 군부—이들과의 미국의 협력이 인권문제 때문에 수년동안 중지되었다—와의 논의를 재개했다.
 
이런 미국의 책략이 어떤 맥락에서 추진되는지를 태평양 사령부(PACOM)의 로버트 윌러드 사령관은 2011년 9월 14일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의 세계문제이사회(World Affairs Council)에서 한 연설에서,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지구의 52퍼센트와 세계인구의 3분의2를 차지한다—를 미국이 “보호”해야 할 “공유지(commons))”라고 규정한 것이다. 공유지(commons)라는 말은 보통, 인접당사국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관리하는 자원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윌러드가 말하는 공유지는 인도양에서부터 북아메리카 서해안에 이르는 약 8천마일의 대규모의 “미국의 'commons'를 염두에 두는 것 같다.<평화통일연구소 주: 로버트 윌러드 사령관의 연설 제목은 '공유지 보호하기 : 아시아태평양의 안보기회와 도전'이다. 이 연설에서 그는 "지구적 공유지의 보호--해양과 공중, 우주 및 사이버영역에서의 접근의 보장과 안전의 계속적인 확보를 위한 제조건들을 창출하는 것--는 이런 하위전략(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목표는, "미국영토와 시민, 동맹국 보호하기, 침략을 억제하고 지역안정 유지하기, 해양과 공중, 우주, 사이버영역에 대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접근을 유지하기"이다. 하위전략이란 이런 전략을 이행하는 태평양사령부의 집행임무를 가리킨다.)을 집행하는데서 태평양사령부의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작전선이다."라고 말하였다.>  
 
윌러드의 이같은 제국주의적 화법은 최근에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났는데 그것은 태평양사령부가 지전략적으로 핵심적인 동중국해에 위치한 섬들을 둘러싼 중일 간 분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였다. 하와이 진주만의 태평양사령부 본부에서 미일은 3만7천명의 일본 병력과 1만명의 미군이 참가한 가운데 공동군사훈련을 시작하였다. 이어서 태평양사령부는 2012년 10월에 마닐라에 해군항모전단을 파견하여 스프래틀리 군도에 대한 중국과 필리핀 간 분쟁을 겨냥하여 중국에 힘을 과시하였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인데 미 태평양사령부는 한국군을 감독(작전통제)한다. 이런 상황은 1953년의 한미상호방위조약(엄밀히는 한미합의의사록;평화통일연구소 주)에 근거하며 이 조약은 여전히 발효 중이다. 사실, 아태지역 전체에 대한 미국의 패권은, 반세기 이상 동안이나 불변인 채로 유지돼 왔는데 대만, 일본, 필리핀 또 여러 군도 국가와 미국의 양자 협정들에서 드러나는 냉전의 시대착오적인 모양을 띠고 있다. 이러한 “기지 제국”은 한 때는 공산주의 봉쇄에 그 근거를 두었다. 그런데 오바마의 태평양 귀환은 공산주의를 봉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중국을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목적에서 단행된 최신의 정책전환이다. 중국은 새 항공모함을 포함하여 군비증강을 촉진함으로써 그에 대응하는 한편, 남중국해의 해상로의 통제권을 주장하는데 덧붙여 자신의 지역동맹국들 한테—특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캄보디아와 기타 ASEAN국가들 사이에서, 러시아도 포함해서—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 이 두 지구적 규모의 대국들이 새로운 지전략적 경쟁과 군비경쟁을 벌이면서, 긴장이 위험스럽게 확대되고 있고, 약소국과 약소민족들은 편가르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어느 한 시민활동가가 말했듯이 코키리 싸움에 개미가 으깨지고 있는 꼴이다.
 
현지 제주도의 실상
 
 
미국의 아태 중시정책이 제주도에 가져올 결과는 끔직스러운 것이다. 해군기지 건설장에 가까운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生物圈)보존 구역은, 항공모함이 통과하고, 기타 군함들로 오염될 것이다. 군기지 활동은 세계에 남아있는 최고의 장관인 연산호 숲의 하나를 없애버릴 것이다. 또 기지는 한국에 마지막 남아있는 제주의 남방큰돌고래 떼를 죽일 것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가장 풍부한 샘물을 오염시킬 것이다. 또한 기지활동은 수천 종의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할 것이다. 그 중, 금개구리와 붉은발말똥게와 같은 많은 종들은 이미 멸종 위기에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수천년 동안 이어져온 해녀들의 굴 채취와 토착농사법을 포함한, 고유하고 지속가능한 생계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전통적인 마을 생활이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술집이나 식당, 매춘업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두려워한다.
 
강정주민들은 또한 그들의 작은 마을이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군사 공격 대상이 된 20세기의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기지 반대 운동가들은 다시는 강대국들의 십자포화에 희생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강정 주민들의 투쟁은 쉽지 않았다. 남한에서는, 반대자들을 곧 바로 친북인사로 낙인찍고, 요주의 인물 명단에 올리고, 자주 투옥한다. 강정마을에서 그들은 계속적인 경찰의 폭력 앞에서도 5년 동안 매일 계속 싸워왔다. 그러나 그들의 활동의 대부분은, 한국의 심한 언론통제와 미국 언론의 무관심 때문에 적어도 2012년 9월까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적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자연을 존중하고 보존하는 올바른 세계”를 지향한다는 세계 최대의 주류 환경 단체인 '국제 자연보존 연맹(IUCN)'이 4년만의 총회를 8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도에서 2012년 9월6일부터 15일까지 개최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개최지는 파괴와 점점 더 치열해가는 대결이 계속되는 기지 공사장에서 불과 4마일 떨어진 곳이다.
 
강정주민들은 그들의 투쟁을 이 세계 환경보호 지도자들의 대규모 총회에 보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기뻐했다. 그러나 그들은 IUCN 지도부가 근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재난을 전적으로 무시하기로 계획한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무엇이 일어났을까? IUCN의 최고 지도자들이 NGO(비정부 기구)단체들 몰래, 한국정부와 가공할 만한 협약을 체결한 것이 알려진 것이다. 한국정부는 IUCN 총회를 지원하기 위해 2,1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하였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IUCN은 한국정부의 승인 없이는 해군기지에 관한 토의를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총회 진행에 어떤 주민도 참가하거나 심지어 접근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동의했던 것이다. 이 기지 건설의 주 계약자인 ‘삼성’을 포함한 몇몇 대기업들로 부터도 추가 재정지원이 있었다. IUCN 회원 안에서 내부 반발이 터지자 의심스러운 거래가 문제되었으며 군기지에 대한 저항이 국제무대로 오르게 된 것이다.
 
분명히, 한국정부가 해군기지를 친환경적 이미지로 선전하기 위해서만 제주도에서 2012년 IUCN 총회를 주최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정부는 또한, “녹색 성장”사업이라 불리는 수많은 사업들을, 회의적인 한국민들을 상대로 해서 촉진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녹색성장이란 말은 슬프게도 잘못 이름 붙여진 것이다. 거액의 이윤을 낳고, 환경적으로 재앙적인 이들 ‘녹색성장’ 사업들을 행하는 것은 한국의 재벌인데 이 재벌은 삼성, 현대, LG와 같은 족벌이 운영하는 독점체들로 특히 건설, 방산, 전자에서 이익을 올린다. 최근의 녹색성장 사업 중에는 “깨끗한 핵에너지”의 생산, 장려, 수출도 포함된다. 그리고 잘못된 “녹색성장 사업”중에서 가장 악명 높은 것은 “4대강 복원사업”이다. 이것은 전혀 복원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상업적 해운을 위해, 한국인들의 귀중한 꾸불꾸불한 강을 직선의 콘크리트 수로로 만드는 것이다. 이 사업은 농민들을 자기 땅에서 쫓아내고, 홍수를 일으키고, 식수를 오염시키고, 철새떼들을 확 줄이고, 그 구역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집단적으로 황폐하게 만든다.
 
2012년의 람사르 총회에서 ‘세계 습지 네트워크’는 4대강 사업을 세계에서 가장 나쁜 5개 습지 사업 중의 하나“라고 규정했다. 이런 실패를 겪고 나서 또 점증하는 해군기지 논란에 부딪혀, 한국의 정권상층부는 시민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기 위한 홍보 강화수단으로 제주도에서 2012년의 IUCN 총회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결과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IUCN의 반란
 
 
IUCN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게 된 회원들은 분개했다. 그들은 IUCN사무국이 한국과 합작해서 IUCN의 가치를 철저하게 훼손한 것에 놀랐다. 그러나 그들은 놀라지 않았어야 했다. 4년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총회에서도 IUCN 회원들은 지도부와 Shell 석유회사간의 제휴를 비난한 바 있다. 그리고 금년(2012년)의 제주 IUCN 전체 토론회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즉 강정주민들은 참가가 거부되었지만, Shell 석유회사의 마빈 오둠 회장은 기후 변화에 관한 권위자로서 초청받아 연설했다. 또 다른 토론회에서는 세계최대의 유전자 조작의 농화학 회사인 신젠타사(Syngenta)의 최고경영자가 지속가능한 농업에 관해 연설했다.
 
IUCN의 많은 분개한 회원들은 해군기지 반대 및 강정 지지의 활동가들 집단인 ‘제주 긴급행동위원회’와의 연대에 신속히 참여하였다. 위의 활동가들 속에는 Vandana Shiva, Robert Redford, Gloria Steinem, Victoria Tauli-Corpuz, Noam Chomsky, Joseph Gerson, Christine Ahn 그리고 수 십명의 저명한 과학자와 환경보호주의자들과 같은 지지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IUCN 총회 중에 이 위원회는 IUCN 회원들에게 일련의 강경한 항의 이메일을 보내고, 주민들과의 모임과 상호교류를 늘렸다.
 
한편 회의 참가자들은 한국의 보통 시민들로부터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 한국의 경찰특공대들이 회의장 건물을 순찰하고 있었고, 한국인들은 인종적으로 다른 외국참가자들과 확연히 구분되어 회의장 입구에서 기지반대 유인물을 수색 당하였으며, 4명의 한국여성들은 노란색의 기지 반대 티셔츠를 입고 있다는 이유로 회의장 주변에서 쫓겨났다. 강정의 활동가 최성희씨가 회의장에 들어가는 것이 보이자 20명의 여경이 달려들어 입장을 막고 600달러를 지불하고 구입한 출입허가증(배지)을 뺏어갔다. 한 IUCN 회원은 “나는 국방부(직원)가 모든 회의에 참석해서 압력을 가하는 이런 총회에 참가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NGO인 ‘참여연대’가,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방금 입수해서 배포하자 상황이 변하였다. 이 보고서는 선박들이 유네스코의 생물권 보존 구역의 중심부를 늘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이 구역 내의 모든 생물체는 파괴될 것이다. 한편, 해군 기지 건설 책임자인 윤석한씨는 기자회견에서 날씨가 나쁜 경우 이외에는 어떤 선박도 중심부를 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강정 바다는 날씨가 나쁜 것이 보통이다.)
 
IUCN 회원들은 사무국이 “악마와 타협”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기 시작했다. 사무국은 회원들 간에 급속히 일어나는 균열을 완화하기위해 급격히 후퇴했다. 갑작스럽게 IUCN은 기지 반대 발표를 장려하고, 회의장 내의 팜프렛 배포도 허용했다. 강정 주민들은 회의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서 노란 티셔츠를 판매하고 수 백명의 관객이 참석하는 연주회도 개최했다. 젊은 주민들은 멸종위기의 생물로 분장하고 괴로운 모습으로 회의장의 객석을 기어가기도 하였고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적은 표지판을 들기도 하였다. 한국측의 총회 스폰서들은 경악했다. 총회 5일째에 한국 정부 관리들은 눈 앞에서 그들의 엄청난 홍보 투자가 허사로 끝난 것을 지켜보았다. 시카고에 있는 NGO인 ‘인간과 자연을 위한 센터’는 해군기지 건설을 중단시키기 위한 전격적인 긴급동의안을 발의하였다. 48시간 내에 기록적으로 다른 34개 NGO가 그 안의 공동명의에 서명하였다.
 
끝내, 이 동의는 IUCN 회원단체가 행사한 투표의 압도적 다수를 얻었다. 그렇지만 정부 회원들의 투표가 NGO 회원 멤버들의 투표보다 가중치가 훨씬 더 많은 IUCN의 특이한 투표계산 방식 때문에 이 안은 통과되지는 못했다. 한국 언론들은 “친환경 해군기지”와 ”녹색 성장"이 승리했다고 충성스럽게 보도했다. 그러나 강정 주민들에게 이 투표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투쟁을 알리기 위한 그들의 활동에서, 2012년 IUCN의 “제주 투쟁”은 엄청난 승리로 간주되었다.
 
미국의 아-태 중시 정책의 무서운 결과도 새로 조명되었다. 총회 마지막 날에 한 주민은 “이제 우리는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가 끝난 뒤 바로, 불교 및 기독교 지도자들도 참가한 수백명의 주민들은 2012년 10월에서 11월 3일까지 1개월간 예정으로 제주 강정을 출발하여 서울로 행진했다. 도중에서 여러 지역 주민들도 합세하여, 5천명이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였다 (한국 언론은 이것을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동안 제주도에서는 정부가 기지 건설을 하루도 쉬지 않고 밤낮으로 강행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도 공사장입구에서 추위와 비속에서  경찰의 계속되는 공격을 받으며, 24시간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지금도 그들의 생사를 건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기지반대 활동가들은 2012년 12월 19일 대선에서 야당의 중도 좌파 ‘문재인’후보가 우익 ‘박근혜“에 승리하면 해군기지 문제가 재검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저항: 넓은 바다(Moana Nui)
 
미국의 아-태지역 중시 정책이 아태지역 전역에 걸쳐 추진되면서 제주도와 같은 현지 저항운동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공동체들은 자신들이 그들 정부에 의해 그들 정부의 후견인인 초강대국을 위한 조공(朝貢)으로 바쳐지는 것을 점점 더 거부하고 있다. 가령 오키나와에서는, 10만명의 항의자들이, 현지주민들에 대한 강간과 폭행 등 미군 주둔에 따른 일본의 부담이 수십년간이나 계속되는데 진절머리가 나서 거듭해서 거리에 나서고 있다. 이제 그들은 주택가 위를 낮게 날고, 추락 사고가 빈번한 것으로 유명하며 소음이 크고 위협적인 ‘오스프리’ 헬기의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미군주둔의 증가와 특히 유독물질 내버리기에 대한 항의가 일어나고 있다. 유사한 저항이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 특히 멜라네시아의 원주민들과, 미국의 미사일 실험이 진행 중인 마샬 군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마샬 군도 주민들은 1946-58년의 원폭 실험지인 비키니와 기타 산호 섬들이 이미 많은 희생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가장 최근의 역풍은 대만에서 불과 69마일 떨어져 있는, 일본의 최남단의 목가적인 섬 요나구니(与那国島)에서 불어오고 있다. 미국은 일본이 거기에 중국을 위협하는 기지를 건설할 것을 일본에 강요하고 있지만 현지 주민들의 저항은 커지고 있다.
 
이제 정말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즉, 아-태지역의 지금까지 서로 달랐던 인민들이 상호 지원과 행동을 위한 보다 큰 연합으로 뭉치고 있는 것이다. 14 개월 전(2011년 10월)에 19개국 수뇌들(오바마 포함)이 하와이의 호놀룰루에서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회의)참가와 TPP(환태평양 경제제휴 협정)교섭을 위해 모였을 때, 그에 대응하는, 전례없는 행사가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와이대학에서 진행되었다. 지역 전체에서 온 약 300명의 반군국주의, 반세계화, 환경 및 원주민 권리보호 활동가들이 제1차 MOANA NUI("큰 바다“라는 폴리네시아 어) 모임에 참가한 것이다. 그들은 3일간 협동으로 비공식적인 기획, 연대구축, 공식모임을 가졌으며, 와이키키를 통과하는 힘찬 행진 또 TPP협상장 밖에서의 대규모 항의시위로 마무리를 하였다. 이 행사는 태평양 지역에서는 널리 보도되었으나, 미국 본토에서는 보도되지 않았다. 제2차 MOANA NUI는 2013년 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할 계획이며, 그 회의의 첫째 목표는 미국 본토인들에게 태평양의 중요문제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끝으로 문제는 이것이다. 즉, 경제와 생태계의 위기를 맞고 있는 이때, 미국 국민들이 비싸고, 위험한 냉전 프로그램들을 수 백개 장소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그리고 거의 언제나 현지 주민들의 뜻에 반해서, 환경에 무서운 영향을 미치면서 실시하는 것을 진정으로 원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야 말로 아-태 중시정책과 그 결과를 널리 토의해야 할 때이다.
 
(필자인 Koohan Paik씨는 International Forum on Globalization(세계화에 관한 국제 포럼)의 아-태 지역 프로그램의 캠페인 책임자이며, 작가겸 영화제작자임. Jerry Mander씨는 IFG의 창설자이며 명예 회원임. 이들의 공저로는 “군국주의에 대한 하와이의 반란; 상업주의와 지구에 대한 모독”이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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