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대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미대화 전망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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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연구소 정세대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미대화 전망
일시 : 2019년 7월 11일 오후 7시, 장소 : 서울 프란치스코 회관
2019년 6월 30일,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습니다. 냉전 대결의 상징인 판문점이 이제 화해와 협력의 장소가 된 것입니다. 한반도가 대결에서 평화로, 분단에서 통일로 나아가는 역사적 전환점을 마련한 지금, 북미대화의 전망은 어떤지,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보는 평화통일연구소 정세대담이 개최되었습니다.
평화통일연구소 이사장인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는 인사말에서 이번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 간의 주체적 행위와 여러분들의 촛불과 실천이 구조적 조건을 형성하여 가능했던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오늘 자리가 향후 북미협상을 전망하고 우리의 주체적 활동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평화통일연구소 정세대담을 개최하게 된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평화통일연구소 오혜란 연구위원의 주제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아래 내용은 주제발표를 요점정리 한 것입니다.
현재의 북미간 쟁점사항
첫째는 미국의 대북안전보장 제공(제재 해제, 종전선언, 평화협정, 불가침, 수교)이 북의 비핵화 조치와 어느 단계에서 취해질 지 하는 점.
둘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D)에 대해 미국이 강제적이고 무제한적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면 불가역적인 비핵화), 또는 FFVD(최종적이고 완전한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주장한다는 점.
셋째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 선비핵화 후 보상과 북의 단계적 동시적 접근방식의 차이.
하노이 회담 결렬 지점
북은 핵물질의 생산중단(핵시설의 동결)과 미국은 제재 일부해제,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을 상응조치로 취한다는 것이 실무진들이 논의한 합의문 초안에 담겨있다고 언론에 보도되었음. 이 합의문 초안이 의미하는 것은 접근방식이 단계적 동시적 방식이라는 것. 회담이 결렬 된 이후 북의 리용호 외무상은 영변 핵시설의 전면 폐기와 핵/장거리탄도미사일 실험 영구 중단을 문서로 보장할 용의를 밝혔고, 미국에는 유엔제재 11개중 2016년 이후의 5개중에서도 민수용에 대한 것만 해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이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음.
그러나, 막상 정상회담이 열리자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것은 핵시설과 핵물질, 핵무기의 완전폐기 등 빅딜안이자 일괄타결 방식이었음.
미국이 내놓았다는 빅딜안에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미국의 상응조치인 대북 안전보장 제공의 내용이 알려져 있지 않음. 북으로서는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안이었음.
따라서 대북 안전보장에 대한 싱가포르 성명의 합의를 어기고, 북미간 현 신뢰수준을 뛰어넘는 빅딜안은 성사될 수 없었음.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이 타결될 지점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게 할 부정적 요소가 존재함.
가장 먼저 미국이 대북제재를 계속하겠다고 하는 점.
둘째는 비건 대표가 비핵화의 최종표와 그에 이르는 로드맵을 논의하자고 하는 것이 일괄타결식 빅딜을 여전히 고수하는 것일 수 도 있다는 점.
셋째는 한국이 남북 경협 등을 통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독자적 지렛대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가 하노이 회담의 실패를 딛고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큼.
그 근거는 첫째, 정상이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 자체가 미국이 일괄타결식 빅딜에서 한걸음 물러났다고 할 수 있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임.
둘째, 두 정상이 백악관과 평양에 서로를 초대한 것은 차기와 차차기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실무협상의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것 의미함.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에서 '하노이 안보다 진전된 안을 내놓으면 상응조치를 하겠다'고 발언
회담 성공의 합의 수준과 방식
차기 협상에서 북미쌍방이 하노이 안에 플러스 알파를 주고받을 가능성이 큼.
즉, 합의될 지점은 미디움 딜로 불릴수 있는데, 북은 영변핵시설 외에 서위리나 분강, 등 우라늄 농축시설의 추가 폐쇄, 미국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5개 제재 해제 외에 플러스 알파로 추가적 제재 해제 (북의 석탄 섬유 수출 제재를 일정 유예하는 등)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가 될 수 있을 것.
이렇게 첫번째 단계(핵시설 폐기의 단계)를 거치면 그다음이 핵물질과 핵무기, ICBM 등 운반수단을 폐기하는 대신 평화협정과 불가침, 수교를 교환하는 협상이 진행되는 단계로 들어설 수 있을 것. 물론 이 과정은 2-3 단계로 나눠질수도 있고, 그 프로세스가 중첩되어 진행될 수도 있을 것임.
북미간 협상의 관건은 결국 대북 안전보장 문제
오 연구위원은 북미간 협상의 관건은 대북 체제안전보장 문제라며 제재 해제는 대북 적대정책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적대정책 폐기의 첫걸음이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평화체제 구축은 대북 체제 보장의 확고한 틀이며, 동북아 다자 공동안보체제를 만들고 동맹을 해체하면 한반도의 평화체제는 더욱 확고하게 다져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평화통일연구소가 정세대담을 하게 된 이유가 실천을 잘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하며 그간 평통사가 견지해 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입장은 2017년까지의 극단적인 핵대결 속에서도, 정세가 변화하여 북미간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실천을 일굴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7.27 평화협정 실현 홀씨마당과 미대사관 둘레 행진에도 적극 참가해 줄 것을 참가자들에게 당부하면서 주제발표를 마쳤습니다.
주제발표가 끝나고 청중들과의 정세대담이 이어졌습니다. 대담자로는 평화통일연구소 강정구 이사장, 박기한 소장, 오혜란 연구위원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한참가자는 "대북 안전보장에 중요한 틀이 될 평화협정이 북의 어떤 비핵화 과정에서 논의가 될 것인가?"라고 질문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오혜란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물질, 핵탄두, 핵 운반수단 폐기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협의 단계가 평화협정과 북미수교에 대한 논의 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시점은 평화협정과 북미수교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 전망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북은 과연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가?”라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박기학 소장은 북한의 핵 폐기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단호히 말하며 두 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북의 핵보유 동기는 한반도평화체제 구축과 한반도 전역의 비핵화’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핵위협으로부터 불가피하게 핵을 보유했으며, 그러므로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면 핵을 폐기하겠다는 것이 국가의 공식 정책적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더욱이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 민족의 절대·절명적인 과제이며, 북은 한반도를 군사적 대결과 핵전쟁의 위험에 빠트릴 핵을 계속 보유할 이유가 없고, 북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민족의 활로도 없고 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을 기대할 수 없다고 답하였습니다.
또다른 참가자는 “트럼프는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의지가 있는가?”라고 질문하였고, 이에박기학 소장은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로 동북아에서의 자신들의 핵 패권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이 때문에 트럼프 정권은 현상유지를 위해 북한 문제를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북한이 이번에는 제재해제가 아니라 안전보장 쪽으로 전략적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냐?”라는 참가자의 질문에 박기학 소장은 싱가포르 선언을 보더라도 미국이 북에게 약속한 것은 안전보장이며, 북이 요구하는 제제해제 또한 결국 체제 안전보장에 포함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안전보장은 단계적으로 동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일괄타결이란 방식은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안전보장이 보장되는 않는 상태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다음 참가자는 전쟁이 끝나고 마땅히 해체되었어야 하는 유엔사를 존속하고 확대하려는 움직임과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오혜란 연구위원은 평화체제와 유엔사/한미동맹은 양립할 수 없으며 군사합의서 이행, 군사훈련 중단, 신뢰구축, 군축 등 평화체제가 뿌리는 내리는 과정을 위해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필수적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우리는 평화체제가 구축된 이후에도 유엔사/한미동맹 유지하려는 이러한 미국과 한국정부의 입장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여론을 모아야 한다고 답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주한미군철수 문제에 대한 질문에 강정구 이사장은 주한미군철수는 평화협정에서 분명히 논의되겠지만, 이 문제가 평화협정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담길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답하였습니다. 하지만 북은 70년 이상 된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정치군사적 적대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한미군철수/한미동맹 평화협정 체결과 그 이행단계에서 논의될 수 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한편, 오혜란 연구위원은 '북이 주한미군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나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북이 주한미군철수 요구를 포기했다는 근거로 볼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다만 평화협정에 주한미군철수가 완전히 담보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당사국간 협상과정에서의 정치적 명분과 한국민의 여론 등이 반영될 것이기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하지만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미동맹을 제거해야지만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에 대한 안전보장이 더욱 확고하게 구조적으로 마련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정세대담은 5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으며, 예상된 시간을 훌쩍 초과해서 마무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