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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한국이 오키나와-하와이까지 미사일 방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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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군이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국제훈련에 지속적으로 참가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미국 미사일방어(missile defense, 이하 MD) 참여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홍익표 민주당 의원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간에 우리 군의 미국 MD 훈련 참가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홍 의원은 "국방부는 2010년 이후 미국 MD 훈련에 참가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미 국방부 자료를 보면 님블 타이탄(Nimble Titan)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나온다"며 "우리나라 국방부가 관련 내용을 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미 해군성 공식문서에는 2012년 8월 우리나라가 한·미·일 연합 미사일방어 훈련(Pacific Dragon)에 참여한 것으로 나온다"며 "엄연히 우리나라가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 훈련에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미 MD 체계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부인했지만...

이에 대해 김관진 장관은 "한·미·일 연합 미사일방어 훈련은 참가했지만 훈련에 참가했다고 MD 계획에 참가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김 장관은 "우리 미사일 방어 시스템(KAMD)은 하층 방어 시스템으로 상층과 중층을 요격하는 미 MD 체계와는 차이가 있다"며 "한·미·일 연합 미사일방어 훈련에 참가한 것도 미국의 경보를 받기 위해서는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방부는 "미 MD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님블 타이탄 및 한·미·일 탄도탄 탐지·추적 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증가됨에 따라 한국군의 방공 및 미사일방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며, 이것이 미 MD 체계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한국이 미국 MD체제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반복되어 왔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는 안보동맹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며 "방어 역량과 기술, 미사일방어 체제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양국 군의 공동 운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의 MD 참여를 기정사실화 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당시에도 진화에 나선 국방부는 "우리 군은 하층 방어 위주의 한국적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 중"이라며 미국식 MD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방부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중국을 겨냥할 수 있는 다층 방어체제의 미국식 MD가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요격만을 겨냥하는 하층 방어 위주의 KAMD를 구축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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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대 평통사 공동대표 고영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는 13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군의 다국적 미사일 방어 훈련 참가 사실은 이미 미MD에 편입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도균

하지만 국방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벌어진 논란이 한국의 미국 MD 참여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영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는 13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한국이 미국 MD 체제에 참여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는데도 여전히 '미국 MD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국방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 공동대표는 또 "한국군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SM(Standard Missile, 스탠더드 미사일)-3미사일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요격용으로, 한국 방어(하층)가 아닌 주로 태평양 상의 미군기지나 일본, 미국 본토를 방어(상층)해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한국이 한국 방어와 무관하게 미국 MD에 전면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법은 중간 비행단계인 대기권 밖에서 요격(상층 방어)하거나 대기권에 재돌입한 탄두를 식별하여 요격(하층 방어)하는 것으로 나뉜다. 상층방어는 THAAD, SM-3, GBI 미사일 등을 이용해 고도 100Km 이상에서, 하층방어는 PAC-2나 PAC-3, THAAD, SM-2 미사일 등을 이용한 100Km 이하에서 요격 임무를 수행한다.

다음은 고 공동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익표 의원이 지적했던 '님블 타이탄' 훈련과 한·미·일 연합 미사일 방어 훈련에 한국군이 참가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한·미·일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보도된 바 있지만, 실제로 한국군이 미사일 요격 훈련인 님블 타이탄에 참여했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 공유 차원에서 벗어나 MD를 향해 실제 한 걸음 더 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훈련에는 해군 이지스함이 참가하는데 현재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은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제한된 SM-2 Ⅲ A나, SM-2 III B 미사일만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동안 미국과 일본은 통상적으로 사거리 1,000Km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고도 160Km에서 SM-3 미사일로 요격하는 훈련을 해 왔으며, 따라서 한국이 님블 타이탄 훈련에 참가해서 요격 훈련을 했다면 그것은 SM-3 등을 이용한 상층 방어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 합참에서 SM-3 미사일 도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SM-3 미사일로 북한이 남한을 목표로 쏠 수 있는 사거리 500Km 미만의 스커드 B, 스커드 C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막는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SM-3 미사일을 도입한다는 것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중거리미사일 또는 전역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즉, '오키나와나 괌, 하와이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SM-3를 보유하겠다'란 뜻이다. 하층방어 위주의 KAMD를 한다고 하면서 SM-3를 도입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SM-3 도입 자체가 미국MD로의 편입 의미"

- 그러면 하층방어를 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SM-3을 도입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 MD로의 편입을 의미한다는 것인가.
 
"물론이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 구상은 역대 정권에 따라 몇 번의 변화가 있었는데, 현재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이지스함에 탑재한 SM-3를 이용한 미사일 방어체계로 그 중심을 옮겨왔다. 유럽이나 동북아, 특히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SM-3를 중심으로 하는 MD체계로 설정이 되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SM-3 도입여부가 이른바 국방부에서 이야기하는 미국 MD에 참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르는 핵심적인 시금석 중의 하나가 된다는 말이다.

오바마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지구적 차원의 미사일 방어 구상은 크게 세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EPAA라고 불리는 유럽 MD체계가 있고, 동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 호주가 참여한 유사한 체제,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중동 걸프협력 기구를 중심으로 한 THAAD 체계가 그것이다. 이 중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구축하려는 MD는 SM-3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 우리 정부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시스템(KAMD)을 갖춘다는 것이 곧 미국 MD에 편입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군은 이미 이지스함에서 획득한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고 있다. 세종대왕함이 제공한 탄도미사일 위치 정보를 이용해 미국 이지스함이 SM-3 요격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지 않았나. 또 올 7월까지 '한국형 MD'(AMD-Cell)와 주한미군 TMD(TMO-Cell)를 연동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한국형 MD'는 북한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주로 미군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미군이 제공하는 요격미사일로, 미군의 사격통제체계에 의존해 요격하게 된다.

이는 아무리 국방부가 '한국형 MD'가 한국 방어를 위한 하층방어용이라고 주장해도 무늬만 한국형일 뿐 사실상 미국 MD의 한 부분으로 편입된다는 뜻이다. 한국이 미국 MD에 편입되면, 동아시아에서 MD를 둘러싼 대결 구도가 성립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특히 중국과의 관계는 복원불가능해질 정도로 악화될 것이다. 또 MD로 촉발될 무한대의 군비경쟁은 한반도 평화·복지체제 구축과 통일도 그만큼 더 요원해지게 만들 것이다."

- 국방부는 SM-3 도입 계획을 부정하고 있고, SM-6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방부의 주장과 한국의 미국 MD 참여 여부와 관계는 어떻게 보아야 하나.

"김관진 국방장관이 이미 2012년 국회에서 현재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 요격체계를 SM-3로 개량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최근 국방부도 연구가 진행 중임을 사실로 확인해 주고 있다. 따라서 조만간 도입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며, 도입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SM-6는 이전의 SM-2를 개량한 아직 개발 중인 하층 방어용 요격미사일로 사거리가 3~400Km에 이르는데, 사거리 500Km 미만의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는 PAC-2, PAC-3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듯이, 해상에 배치되어 더 먼 거리를 날아 요격해야 하는 SM-6도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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