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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평화를 위한 한일국제포럼 평통사 발표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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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국제포럼 주제발표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체결 및 일본의 군사적대외팽창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으로 비핵-평화의 동아시아를 구축하자!

 

고영대/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

 

비핵-평화의 동아시아 건설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및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군사적 대외팽창 저지를 기본 요건으로 한다. 북미 간 핵 대결이 지속된다면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고 핵 도미노가 동아시아를 휩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군사적 대외팽창은 지난날 일제에 의한 군국주의적 침략전쟁과 식민 지배의 재현으로 동아시아 평화의 블랙홀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2018년은 남북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 북미 싱가포르 성명 채택으로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기가 사라지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향해 거보를 내디딘 역사적인 해였다. 그러나 올해 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의 길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북의 선비핵화 조치와 ‘전부 아니면 전무’ 식 협상 방식을 고집하는 트럼프 정권의 일방주의가 싱가포르 성명을 진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합의 채택을 가로막았으며, 이에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도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지름길은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성명에서 밝힌 대로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에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된 원인은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한반도에서 대결과 전쟁을 끝내고 평화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북미 불가침조약과 함께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을 국제법적으로, 제도적으로 가장 확고하게 담보해 주는 방안이다. 미국이 진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대북 적대 정책의 일환인 제재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즉각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에 나서야 한다.

 

한미동맹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정 체결과 양립할 수 없다. 한미동맹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원인인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대북 선제공격과 체제전복을 요체로 한 한미동맹의 대북 작전계획(작전계획 5027→작전계획 5015)과 이에 의거해 실시되는 한미연합연습이 지속되는 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과제는 실현되기 어렵다.

 

지난 시기는 물론 현 시기에도 한미연합연습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그 진전을 가름하는 관건적 요소다. 아직은 그 모멘텀이 살아 있는 김정은-트럼프 정권 간 한반도 비핵화 협상도 언제라도 한미동맹에 의해 파탄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연례 한미연합연습을 중단시킨 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한미 공군과 해병대의 연합연습, 사드 전개 훈련 등 대북 공세적 훈련은 한반도 비핵화의 정치외교적 해법이 설 자리를 빼앗고 북한의 맞대응을 불러와 비핵화 협상을 질식시키게 된다.

 

한미동맹의 대북 공세적 연합연습은 한반도 평화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과 그 후속 합의도 가로막고 있다. 미국은 동맹을 명분으로 한 한미 간 공조를 앞세워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마저 가로막음으로써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의 이행을 훼방 놓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가 달성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한미동맹이 계속 존속된다면 잠재적 전쟁공동체로서의 한미동맹은 그 대북 공세적 속성으로 말미암아 한반도 평화체제를 파괴하여 북한을 다시 핵보유로 내몰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설령 대북 공세성이 약화된다고 하더라도 한미동맹은 지금보다도 더욱더 중국을 직접적인 적대 대상으로 겨냥하게 됨으로써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의 평화를 크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앞당기기 위해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달성 후 평화체제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서도, 그리고 현 시기와 미래의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도 한미동맹은 한시라도 빨리 해체되어야 한다.

 

비핵-평화의 동아시아 구축을 위해서는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대외 팽창 기도를 저지해야 한다. 미국의 등에 올라타 대외 군사적 개입을 노리고 있는 아베 정권의 야욕은 집단자위권 행사(2014.7.1)와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2015.4.27), 안보법 제·개정(2015.9.19), 공세무기 도입, 태평양 지역에서의 동맹 강화 등에서 압축적으로 나타난다.

 

아베 정권의 집단자위권 행사는 소위 해석개헌을 통해 국제분쟁에 무력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국제분쟁의 해결 수단으로서의 무력행사와 교전권을 영구히 포기한 평화헌법(9조)을 무력화한 것이다. 이와 함께 ‘무력행사 3요건’(1972)을 개악한 ‘무력행사 신 3요건’(2014)은 그 규정이 매우 모호해 자위대가 3국 분쟁에 무력 개입할 수 있는 길을 무한정으로 보장해 주는 만병통치약이 되었으며, 이로써 ‘전수방어’ 원칙은 사장되었다.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하게 될 지역은 일본을 둘러싼 지정학적 성격상 주로 동아시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군사적 개입은 최우선적으로 한반도를 겨냥하고 있다. 아베 정권이 예시한 집단자위권 행사의 유형, 아베 총리와 각료들의 발언, 특히 개정 미일방위협력지침과 중요영향사태법, 존립위기사태법 등은 대북 선제공격과 남한에 대한 군사적 침략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회의(2015.7.28)에서 “일본에 대한 공격 의지가 없는 국가에 대해서도 ‘무력행사 신 3요건’이 충족되면” 공격할 수 있다며 그의 침략 의도와 호전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또한 나카타니 겐 당시 방위상은 중의원 회의(2015. 5. 28)에서 “미국이 국제법상 위법적인 (대북) 선제공격을 하는 경우에도 ‘무력행사 신 3요건’만 충족시키면 집단자위권을 발동하”겠다는 위헌·위법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미일방위협력지침은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남한 동의 없이 남한 영역에서 작전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남한 주권 침해요 침략이다. 중요영향사태법은 남한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한반도 유사시 일본 국내법보다는 미일방위협력지침이 더 규정력을 갖게 될 것이며, 미국이 남한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한 미국의 요구에 따른 자위대의 남한 침탈은 예정된 수순이다. 존립위기사태법은 동의 규정조차 두지 않고 있다.

 

유엔헌장(51조)은 개별자위권이든 집단자위권이든 ‘무력공격(armed attack)’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만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베 정권이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에 가담하거나 일본 독자적으로 대북 선제공격에 나설 의사를 숨기지 않는 것은 아베 정권이 일제 군국주의적 전쟁과 침략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즈모의 항공모함으로의 개조, 해병대(수륙기동단) 창설, F-35 스텔스기 대량 도입 등은 한반도를 비롯해 동아시아와 지구적 차원에서 자위대의 선제공격과 군사력 투사 능력을 갖고자 하는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적 대외팽창 야욕을 뒷받침해주는 군비증강이다.

 

이러한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적 대외 침략 기도는 아베 정권이 평화헌법 개정에 성공하게 된다면 또 하나의 날개를 달게 된다는 점에서 평화헌법 수호는 일본을 넘어 한국 등 동아시아 평화세력들의 공동의 절박한 과제다.

 

아베 정권은 한반도 무력개입을 위한 제도적장치의 하나로 집단자위권행사와 함께 한미일군사동맹구축에도 공(?)을 들여왔다. 미일은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MD)을 먼저 구축한 다음 이를 매개로 한일 군사협력을 정보와 작전 영역으로 확장하고, 여기에 군수 분야의 협력을 제도화하는 한일 ‘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ACSA)’까지 체결해 한일군사동맹을 결성함으로써 미국을 정점으로 한 한미일 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한미일 연합 MD 훈련으로 한미일 MD 구축에서는 큰 진전을 이뤘으나 과거 일제 침략에 대한 한일 간 정치외교적 갈등의 심화로 전면적인 군사동맹으로의 발전은 주춤거리고 있다.

 

그러나 미일, 한미동맹의 일체화를 축으로 한 한미일 및 미일호 동맹 구축과 호주·한국·일본의 나토 파트너십 가입에 따른 나토와 일미, 한미, 미일호 동맹과의 연계 강화는 동아시아에서 중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한층 심화시킴으로써 비핵-평화의 동아시아 건설에 결정적 장애로 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과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군국주의적 대외 팽창 저지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일본이 과거의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주변국가와 선린평화관계를 맺음으로써 명실상부한 정상국가―평화헌법 개정으로 군대 보유를 명문화하는 방식의 보통국가화가 아니라―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관건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한일 시민진영 간 단결과 투쟁이 절실히 요구된다. (끝)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해!

한국과 일본의 비핵 평화의 확립 ―

 

 

고영대 평통사 공동대표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과 한국과 일본의 비핵·평화 확립은 상호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은 당연히 한국과 일본의 비핵·평화 확립을 추동한다. 역으로 한국과 일본의 비핵·평화 확립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역내외 핵강대국들의 이해가 강하게 충돌하고 있고 동맹에 기반한 냉전적 진영 대결이 어느 지역보다 뿌리 깊게 잔존되어 있어 이의 완전한 해결은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는 과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8일, 유엔총회가 마침내 TPNW(핵무기 금지 조약)을 채택함으로써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을 위한 또 하나의 주요 관문을 넘어섰다. TPNW은 인류사회가 핵무기의 완전 철폐를 향한 과정에서 새로운 정치적, 국제법적 발판을 마련한 것이자 NPT의 제한성을 보완하고, 보다 전향적인 또 다른 정치적, 국제법적 합의 도출 가능성을 함의하고 있다.

 

북한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의지 천명(2018.4.27./6.12.)은 당장 일본과 남한의 핵무장 가능성을 차단하고 일본과 남한의 비핵·평화 확립의 길을 열었으며,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을 위한 청신호를 밝혔다.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핵무기라는 악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촉매제로 활용하는, 모범적인 핵무기 폐기 사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TPNW가 순조롭게 발효된다면 ICJ(국제사법재판소)로부터 핵무기에 의한 위협과 핵무기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새로운 판결을 구해볼 수도 있다.

 

“핵무기에 의한 위협 또는 핵무기의 사용이 국제법상 어느 상황에서도 허용되는가?”에 대해 권고적 의견을 묻는 유엔총회의 결의(1994.12.15.)에 따라 ICJ는 1996년 7월 8일, “국가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극단적인 상황에서 핵무기에 의한 위협 또는 핵무기 사용이 합법인지 위법인지에 대하여 본 재판소는 확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회피적 판결을 하였다.

 

이러한 ICJ 판결은 핵무기 사용이 “국제인도법의 원칙과 규칙에 반”하며 “모든 측면에서의 핵군축을 유도하는 교섭을 성실히 추구하고 완성시킬 의무가 존재”한다는 동 판결의 다른 내용과도 모순되며, 이에 핵무기 불법화를 통해 핵폐기를 앞당기려는 유엔과 인류사회의 의지와 노력에 반한다.

 

그러나 ICJ 판결 이후 유엔과 NPT를 중심으로 한 핵무기의 반인도주의적 성격에 대한 인류사회의 인식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이는 TPNW의 채택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핵무기 사용에 대한 ICJ의 회피적 판결의 근거로 된, “핵무기에 의한 위협과 핵무기 사용을 포괄적이고 보편적으로 금지”한 조약이 없다는 상황은 해소되었다.

 

반면에 핵군축을 완성하여 핵무기 사용과 관련된 ICJ 판결의 모순을 해결하고 핵무기로 인한 국제질서의 불안전성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라는 ICJ의 판결 취지는 핵군축의 답보와 핵무기 현대화 및 다양화로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완전히 퇴색되었다.

 

2017년,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싼 북미 간 핵전쟁 일보 직전의 극한 대결 상황과 현재 이란의 핵개발을 둘러싼 미-이란 간 전쟁 가능성도 한시라도 빨리 핵무기 사용을 국제법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시급하고 절박한 과제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이에 ICJ 판결 직후 영국 대표 히긴스(Higgins) 판사의 좀 더 심오한 분석을 했더라면 모든 상황에서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에 착목하면서 핵무기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ICJ의 전향적 판결을 새로 구해보는 것이, 절차상 문제만 없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핵무기 강대국들의 핵무기 현대화는 핵군축을 형해화함으로써 핵무기 없는 세상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장 한국과 일본의 비핵·평화 확립에도 큰 난관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의 핵무기 현대화는 지상, 해상, 공중 발사 전략, 전술 핵무기와 기반시설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추진되고 있다. NEW START(미러 신전략무기감축협정, 2010년) 뒤편에서 진행한 오바마 정권의 핵무기 현대화 계획은 트럼프 정권으로 계승, 확장되었으며 일부는 개발이 완료되어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등도 핵무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들 국가의 핵무기 현대화는 질적, 양적으로 미국에 필적하지 못한다.

 

나아가 미국은 러시아와의 INF(중거리 핵전력) 조약과 이란과의 JCPOA(공동 포괄적 행동 계획)을 탈퇴하고 우주배치 MD 구축을 꾀함으로써 세계적 차원의 새로운 핵군비경쟁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비핵·평화 확립을 직접 위협하는 새로운 핵무기로는 해상, 공중 발사 저위력(폭발력 10Kt 미만) 탄두 W76-2(SLBM 탑재), 중력폭탄 B61-12와 해상, 공중 발사 핵순항 미사일을 꼽을 수 있다. B62-12―과 해상, 공중 발사 핵순항 미사일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무기체계는 미국의 핵사용 문턱을 낮추고 북한 지휘부와 핵시설에 대한 핀포인트 및 지하 관통 공격을 용이하게 해준다.

 

현재의 북미 간 핵협상 교착상태가 2017년의 극한 대결을 재현하고 끝내 한반도 전쟁으로 이어진다면 미국이 이들 신형 핵무기를 대북 공격에 사용하지 않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 미국이 남한에 제공하는 핵우산과 초공세적 한미 연합연습과 훈련은 평시 미국의 현대화된 핵무기가 한반도에 동원될 가능성을 높이며, 북미 간 극한 핵대결과 전쟁 가능성은 미국이 남한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남한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남한 핵무장이 일본 핵무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필연이다.

 

핵무기 탑재 미 함정의 기항과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한 미일 밀약(1960), 이와쿠니 주둔 미 해병대 양륙함에 핵무기 반입, 보관(1966), 미일 오키나와 핵무기 배치 밀약(1972), 핵탑재 항모 미드웨이호 요코스카 기항 허용 밀약(1973) 등은 핵무기 반입 시 사전 협의하도록 한 미일신안보조약 6조 실시에 관한 교환공문(1960)과 일본 정부의 비핵 3원칙(1967)을 무력화하고 일본을 사실상 핵무기 배치 국가로 만든 사례들이다. 일본 본토 핵무기 반입 밀약 체결(1969), ABM(탄도미사일방어) 무기 도입(1967), 오키나와 핵저장고 건설(2009) 등도 비록 미수에 그쳤으나 일본을 핵무기 배치 국가로 만들기 위한 미일동맹세력들의 끊임없는 기도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뿐만 아니다. 2015년 8월 5일, 나카타니 당시 방위상은 “안보법제가 성립되면 법리상 자위대의 핵무기 수송도 가능하다.”며 자위대가 핵작전을 수행할 수 있음을 주저 없이 밝혔다. 나아가 아베 수상은 2015년 8월 6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0주년 추모 행사에서 이례적으로 비핵 3원칙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러한 아베 정권의 행보에 포린 폴리시(2015.8.5.)는 “2006년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자 아베 총리가 일본이 제한적으로 핵무기 공장을 갖는 것이 반드시 평화헌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일본의 핵개발 억제는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신념의 조항으로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북미, 남북 대결과 북한의 핵무장을 빌미로 일본의 보수수구정권은 호시탐탐 일본 핵무장의 길을 노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비핵·평화 확립을 제도적으로 확고히 다지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동북아 비핵지대 수립을 들 수 있다. 동북아 비핵지대는 이른바 1차 북핵위기를 겪고 난 후인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 일본, 한국, 호주 등의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 안들은 구체적 방안에서 편차가 커 하나의 안으로 통일시켜 내기 어렵다.

 

이에 남한과 일본의 시민진영 내에서 논의의 중심에 있었던 우메바야시 선생의 ‘동북아 비핵무기지대 모델(안)’을 둘러싸고 그동안 형성되어 온 몇 가지 쟁점과 관련 입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관련 쟁점들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비핵지대 수립과의 상호관계 문제, 소극적 안전보장(NSA) 제공과 더불어 재래식 무기에 의한 공격 금지를 보장하는 문제, 동맹(적극적 안전보장(PSA)과 비핵지대(NSA)와의 상호관계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각 쟁점에 대한 본 발제자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메바야시 안은 북한의 비핵화가 동북아 비핵지대 수립 과정에서 동시에 달성될 수 있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 한반도의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북미 간 협상을 통해 수립된다. 반면에 이삼성 교수는 한반도 평화협정에 동북아 비핵지대 수립에 관한 규범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평화협정 체결도 동북아 비핵지대 수립도 모두 어렵게 만들 뿐이다.

 

둘째, 우메바야시 안은 재래식 무기에 의한 공격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비핵지대 안으로 재래식 무기에 의한 공격 금지를 규정하는 것은 전례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핵지대의 채택을 어렵게 만든다. 재래식 무기에 의한 공격 금지와 재래식 무기의 군축 문제 역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셋째, 비핵지대와 동맹 문제는 핵우산(적극적 안전보장, PSA)과 소극적 안전보장이 공존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우메바야시 안(3조 1항 c)은 “ 모든 측면에서 핵무기 또는 그 외의 핵폭발 장치에 의존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핵우산(PSA)을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비핵지대 수립을 위한 전제로 당연하다. 이에 대해 이삼성 교수는 PSA와 NSA가 공존할 수 있다고 본다. NSA를 제공한다는 것은 곧 PSA를 포기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비핵지대에 양자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모순이다. 비핵지대에 핵강대국의 핵우산, PSA를 인정하자는 주장은 비핵지대의 정체성을 전면 부정하는 주장이다.

 

넷째, 동북아 비핵지대가 수립된다면 미국보다는 인근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이 군사작전 측면에서 더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이런 불균형을 시정하려면 미국이 First Use 정책을 포기하고 즉응발사체제와 MD 개발 수준을 낮추는 것이 동북아 비핵지대의 수립과 유지에 안정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동북아 비핵지대 과제를 세계적 과제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유엔총회의 결의가 채택되는 등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일 시민진영이 단일 동북아 비핵지대 안을 만드는 것이 긴요하며, 이에 한일 시민진영 간 단일안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논의의 장을 출범시켜야 한다.

 

그러나 핵금지와 폐기의 제도화보다 중요한 것은 핵사용 금지와 폐기를 바라는 민간진영과 정부의 실천이다. 특히 일본은 물론 한국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피폭자를 낸 나라다. 그런데도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의 동맹에 발이 묶여 TPNW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한일 시민진영은 남한과 일본의 비핵·평화 확립을 위한 첫 걸음으로서 한일 정부의 TPNW 참여를 촉구하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된 후 북한도 TPNW에 참여하고 NPT에 복귀함으로써 동북아 비핵화의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핵무기를 투하한 미국 정부의 반인도적 범죄 행위에 책임을 묻는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비록 주권면제라는 독소조항에 걸려 과거에도 이 투쟁이 실패했고 현재도 난관에 봉착해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찾아 사과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렸으며, 이를 예상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미국 정부의 책임을 묻는 투쟁은 이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이지만 유엔총회의 결의를 구하는 등 꾸준히 노력해 간다면 인류 집단지성이 끝내 성공의 길로 안내해 줄 것으로 믿는다. 이 투쟁이 큰 힘을 받는다면 그 어떤 법과 제도보다 핵사용의 무력화와 핵폐기를 앞당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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