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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시아 안보협력기구'는 나토 같은 '동맹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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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안보협력기구'는 나토 같은 '동맹체'가 아니다
 
고영대 평화통일연구소 상임연구위원
 
  지난 5월20~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제4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가 열렸다. 시진핑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이 회의를) 아시아의 대화협력 무대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지역의 안보협력을 위한 새로운 기구를 건립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한겨레>는 23일치 기사에서 “시진핑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사한 아시아 지역의 안보협력기구로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시진핑의 제안을 정반대로 이해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뒤 미소 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WTO)라는 동맹체를 결성해 군사적 대결을 벌였다. 양쪽은 군축 협상을 벌였는데, 대화·협력 무대가 바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였다. 유럽안보협력회의(35개 회원국)는 양쪽 동맹체의 가맹국이 모두 참가한 다자안보협력 협의체로, ‘비엔나 협약’으로 대표되는 신뢰 구축 조처와 ‘유럽재래식무기(CFE) 조약’으로 대표되는 재래식 무기 감축 등 동맹 간의 직접 협상으로는 불가능했을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유럽안보협력회의의 성과는 독일 통일과 냉전 해체의 밑거름이 됐다.

 유럽안보협력회의는 탈냉전의 변화된 정세에 맞춰 유럽의 모든 국가를 회원국(55개국)으로 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1995년)로 발전했다. 이는 여러 차원의 안보 협력과 위기 관리, 분쟁 예방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산하 안보협력포럼(FSC)은 상호 신뢰 구축과 군비 감시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는 유럽안보협력기구를 모델로 하여 아시아 지역 내 상호 신뢰 구축과 분쟁 예방을 임무로 1992년 출범한 아시아의 대표적인 안보협의체다. 현재 24개 회원국과 9개 옵서버국, 4개 국제기구를 산하에 두고 있다. 그러나 기능과 역할은 미미했다.

 이에 시진핑은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 사무국의 기능을 강화하고 국방 관련 협의 조직을 구성하는 등 아시아의 새로운 안보협력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다. 명실상부한 아시아판 유럽안보협력기구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이는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과, 미·일·오스트레일리아 삼각 (준)군사동맹 결성(2007년) 및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 결성 기도 등으로 아태 지역에서 군사적 대결이 날로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호 긴장 완화와 신뢰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즉 미·일 주도의 동맹체에 대항하기 위해 나토와 유사한 중국 주도의 새로운 아시아 동맹체를 건설하자는 뜻이 결코 아니다.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에는 실제로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은 물론, 이란과 같은 미국의 적대국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과 같이 상호 적대적인 국가들 등이 함께 가입해 있다. 따라서 이 회의를 유럽안보협력기구와 같은 위상으로 발전시켜 공동협력 안보를 추구해 나간다면 아태 지역의 평화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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