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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조5719억+α, 미국만 좋은 일 계속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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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5719억+α, 미국만 좋은 일 계속하시렵니까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미집행액 논란... '제도 개선'은 미봉책에 불과

13.12.12 21:06l최종 업데이트 13.12.13 10:13l 박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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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10월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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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9번째 고위급 회의가 지난 10일 서울에서 시작되었다. 한미는 이번에 끝장토론 해서 협상을 마무리한다고 한다. 주요 쟁점은 방위비 분담금 총액과 협정 유효기간, 제도개선 등이다.

우리 정부는 '제도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즉 "사용처에 대한 (한미) 협의를 제도화해 이월·불용·전용을 최소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미국(주한미군)이 군사건설비에서 2002∼2008년까지 축적한 돈이 1조1193억 원이고 이중 쓰고 남은 돈이 7380억 원(2013년 3월 현재)이다. 축적한 이 돈을 예금해 얻은 이자소득은 대략 3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또, 8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기간(2009∼2013년) 사용하지 않은 미집행액(감액분과 이월액 및 불용액)이 5339억 원+α다.

이 세 가지를 합하면 무려 1조5719억 원 이상을 미국은 축적해 놓고 있다. 돈의 규모도 크지만, 이런 축적은 미군기지이전비용을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LPP협정의 위반이고 국가재정법과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유린한 것이며 우리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한 것이라는 점에서 시민사회단체와 국회, 언론 등으로부터 규탄받아 왔다. 정부도 이런 여론을 의식해 제도개선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제도개선 방안은 본질에서 빗나간 것이고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군사건설비의 미군기지이전비로의 전용은 집행 투명성의 문제 이전에 그 자체가 불법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불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집행의 투명성'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군사건설비가 미군기지이전비로 전용되는 것은 정부가 이를 미국에 양해해 준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군사건설비의 전용이 LPP협정의 위반임을 명확히 천명하고 더 이상 전용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히면 된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입장 천명을 않고 있어서 국민들은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불법전용 막기 위해서는 군사건설비 폐지해야

더욱 근본적으로는 불법전용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이제 그 필요성이 상실된 '군사건설비' 항목 자체를 폐지하거나 아니면 방위비분담 총액의 10% 이하로 대폭 낮춰야 한다. 군사건설비는 그 사업대상이 주한미군의 비전투시설의 건설이다. 그런데 주한미군기지가 LPP협정과 용산기지이전협정에 의거해 대부분 이전(재배치)하게 됨으로써 그 필요성이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기존 주한미군 시설의 개선비는 '군수지원'의 소항목의 하나인 '시설유지비'(2012년 274억 원 집행)에 의해 보장되고 있다. 따라서 군사건설비는 진작 폐지되거나 아니면 전체 방위비분담금 총액의 10% 이하로 대폭 축소되어야 했다. 하지만 군사건설비 비중은 줄기는커녕 되레 늘어났다. 방위비분담금 중 군사건설비는 미군기지이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2001년 20.5%(1001억 원)에서 2013년 44.3%(3,850억 원)로 구성비로는 두 배, 액수로는 거의 4배 가까이 뛰었다. 이런 군사건설비의 급증은 미국이 군사건설비를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전용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군사건설비 항목을 그대로 놔둔 채 단순히 집행의 투명성만 높인다고 해서 이런 불법전용이 방지될 리 없다. 정부는 전용방지를 위해 미국과 사용처에 대해서 '협의'하겠다고 한다. 기왕에 군사건설비의 미군기지 이전비용 전용을 양해 받은 미국이 앞으로 이런 '협의'방안에 대해 수용할 리 없다. 설사 미국이 수용한다고 해도 '합의'도 아닌 '협의'로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의 전용을 방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현재 군사건설사업의 소요 제기는 주한미군이 하는 것으로 합의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군사건설비를 그동안 전용해 왔고 또 마땅히 미군기지 이전이 아니면 쓸 데도 없는 조건에서 한국정부가 반대한다고 해서 한국정부 입장에 순순히 따라줄거라 생각하는 것도 순진하다. 그동안 미국에 대한 정부의 한없는 저자세를 봐도 미국이 버티면 우리 정부가 그에 끌려갈 것임은 뻔히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협상 타결되기 전에 정부 후퇴 조짐... 거짓으로 판명난 정부의 공언

벌써 협상이 끝나기도 전에 정부의 입장이 미국의 벽에 막혀 후퇴하는 조짐이 뚜렷하다. 우리 정부는 3차 협상을 앞두고 "군사건설비의 미군기지이전비용으로의 전용을 방지하기 위해 방위비분담금의 사용처를 한미가 협의하도록"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을 미국측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2013.8.9) 제6차 협상(2013.10.31)이 끝난 직후 언론은 우리 정부가 "방위비분담금의 이월·불용·전용을 최소화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제도개선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번 9차 협상을 앞두고는 정부가 '방위비분담금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아주경제 2012.12.9)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정부입장이 '전용방지'에서 '전용최소화와 투명성 제고'로, 다시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로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8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2009∼2013년)을 체결한 직후 "이제는 현물지원(군사건설사업을 현물로 제공하기로 8차 특별협정에서 합의함)이 되므로 집행되지 않은 현금이 축적되는 일이 방지될 것"(통일뉴스, 2008.11.25)이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이제 이런 정부의 말은 완전히 거짓으로 판명났다. 군사건설비가 현물로 제공되었지만 오히려 미집행액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감액편성(정부가 집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액수를 미리 감액해서 예산편성)과 이월액 및 불용액을 합해서 미집행된 방위비분담금은 2009년 327억 원, 2010년 853억 원, 2011년 844억 원, 2012년 1980억 원, 2013년 1335억 원+α이다. 이처럼 미집행액이 늘어난 것은 주한미군의 미군기지이전사업 완료시기가 당초 2008년에서 2013년으로 한번 늦춰진 뒤 다시 2016년으로 늦춰진데 따른 것이다.

즉 미군기지이전사업이 늦춰지면서 군사건설비의 사용처도 뒤로 밀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미군기지 이전사업의 완료시기를 또 다시 2019년으로 미루기로 한미가 비밀합의하였다는 보도가 있다. ("미군기지 이전 2019년 이후로" … 한미 밀실합의?) 이렇게 되면 2014년도부터 적용될 방위비분담금에서도 군사건설비의 대규모 미집행액 발생이 계속될 것임은 자명하다.

결국 우리 국민은 미국이 앞으로 언제 쓸지도 모르는 채, 그리고 그 사용처가 적법한 곳이 아님을 알면서도 막대한 돈을 미리 미국에게 가져다 바치는 굴욕을 앞으로도 계속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이런 굴욕을 감수해야 하는 것인가?

정부는 더 이상 우리 국민이 이런 굴욕을 당하지 않도록 군사건설비 폐지를 관철 시켜야 하며 그렇게 되면 방위비분담 총액도 자연히 2013년 협정액인 8695억 원 수준에서 3850억 원(군사건설비)이 준 4800억 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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